실패도 서사의 일부: 존 버닝햄의 《허버트의 외출》에서 배우는 감정 전이의 과잉 존 버닝햄은 《지각대장 존》과 《헨리의 자유여행》 등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가이지만, 그의 덜 알려진 작품 《허버트의 외출(Humbert’s Outing)》은 비평적으로 아쉬움을 남긴 예로 종종 언급된다. 이 작품은 기존 버닝햄 특유의 유머와 풍자 대신 무거운 사회적 메시지와 어두운 감정이 중심이 된다. 그러나 이야기의 감정선이 지나치게 강조되며 어린이 독자층과의 정서적 간극이 벌어졌고, 주인공에 대한 공감 형성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사례는 ‘감정의 밀도’가 곧 독자와의 연결 고리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패는 버닝햄이 자신의 강점을 역설적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그는 상상과 현실의 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