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 28

백희나 작가의 빛과 그림자 연출법이 주는 심리적 안정

이야기보다 먼저 감정을 만드는 사람, 백희나백희나 작가는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감정의 공간을 먼저 짓는 사람이다. 어린이가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느끼는 감정, 장면과 장면 사이의 고요한 흐름, 그리고 침묵 속에서 은근히 번져 나오는 서정성. 이 모든 것이 백희나의 그림책에는 존재한다. 우리는 종종 이야기의 주인공만을 보지만, 백희나의 세계에서는 공기와 빛, 구석의 그림자까지도 이야기의 일원이 된다. 그녀의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걷는 일에 가깝다.그녀는 2010년 《구름빵》으로 시작해, 《장수탕 선녀님》, 《이상한 엄마》, 《알사탕》, 《달 샤베트》 등의 작품을 통해 아이의 마음속 그늘과 반짝임을 동시에 포착해낸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특히 캐릭터의 눈빛이..

유아교육 2025.04.20

한국 그림책에서만 나타나는 가족 서사의 특징

일본 · 중국과 비교한 한국 그림책의 정서 구조한국, 일본,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국가이지만, 그림책에서 나타나는 가족 서사의 정서와 구조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일본 그림책은 가족보다는 개인의 독립성과 내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번 산 고양이》는 죽음과 자아정체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통해 독립된 존재로서의 ‘나’를 조명합니다. 가족이 등장하더라도 배경적 요소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국 그림책은 전통적 권위, 효(孝)의 가치, 집단주의적 사고방식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부모나 조부모의 지시에 따라야 하며, 가족은 위계질서와 윤리의 상징으로 작용합니다. 이에 비해 한국 그림책의 가족 서사는 정서적 밀착이 깊고, 서로의 감정을 중심..

유아교육 2025.04.20

한국 전래동화의 현대적 재해석 시도한 작가 5인 분석

백희나 – 감성과 상상력으로 재창조한 전래의 감성대표작: 《연이와 버들도령》, 《장수탕 선녀님》백희나 작가는 그림책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시각적 감성까지 총체적으로 설계하며, 전래동화의 감성과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는 데 성공한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대표작 중 하나인 《연이와 버들도령》은 고전 전래동화의 전형적인 구성을 빌리되, 여성 주인공인 연이가 소극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주체적 캐릭터로 재탄생합니다. 이는 전통 동화에서 흔히 등장하던 수동적인 여성상과는 뚜렷이 대조되며, 오늘날 독자들에게 더 큰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백 작가는 전통적인 요소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현대 아이들의 심리에 맞는 섬세한 감정 묘사를 통해 고전이 현대에도 유효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

유아교육 2025.04.19

한국 그림책 속 ‘할머니 캐릭터’에 담긴 시대정신

전통적 보호자: 가족 중심 사회의 할머니한국의 전통적 그림책에서 할머니는 주로 보호자와 조력자로 등장합니다. 이는 유교적 가족 중심주의 사회 속에서 노인의 지혜와 희생이 이상화되던 시기를 반영합니다. 1980~90년대 그림책 속 할머니는 대개 손자손녀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주고, 잠자리를 챙기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합니다. 이런 이미지의 중심에는 '할머니는 가족의 등불’이라는 시대적 가치가 자리합니다. 특히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당시, 그림책은 공동체적 가족의 그리움과 이상을 할머니라는 캐릭터를 통해 투영하였습니다. 《할머니의 마을》, 《우리 할머니는요》 같은 책들에서는 할머니가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세대 간의 연대와 존중의 가치를 심어주었습니다..

유아교육 2025.04.19

그림책 작가와 유아 심리상담가의 협업 사례 연구

협업의 배경: 그림책을 통한 유아 정서 발달그림책은 단순한 동화가 아닌, 유아의 감정 인지와 표현을 도와주는 심리적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서적 표현이 미숙한 영유아에게 있어 그림책은 말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이로 인해 최근 그림책 작가들은 유아 심리상담가와의 협업을 통해 심리 교육적 요소가 반영된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서 조절, 분리불안, 형제자매 갈등 등의 유아기 문제를 주제로 한 그림책은 상담 현장에서도 자주 활용되고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창작물의 범위를 넘어 심리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이 같은 협업의 배경에는 ‘그림책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창’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상담가들은 그림책의..

유아교육 2025.04.19

그림책 속 여성 주인공의 진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1980년대 그림책 속 여성상: 순종과 모성 중심의 캐릭터1980년대의 그림책에서 여성 주인공은 대체로 가사와 육아에 전념하는 어머니, 혹은 조용히 주인공을 보조하는 인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사회 전반의 성 역할 고정관념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여성 캐릭터는 남성 주인공을 돕거나 지켜보는 수동적 입장이었습니다. 스스로의 꿈이나 욕망을 표현하거나 모험에 나서는 여성은 거의 없었고, 이야기는 가정과 헌신이라는 좁은 틀 안에 머물렀습니다. 예를 들어 당시의 유명한 그림책인 《엄마는 요리사》, 《우리 엄마는 슈퍼우먼》 등에서는 여성의 역할이 철저히 가족 내의 희생자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제한적인 여성상은 어린이들에게 "여성은 돌보는 존재"라는 편협한 메시지를 ..

유아교육 2025.04.18

숀 탠의 그림책으로 바라본 이민자의 정체성에 대한 조명

낯선 세계에 다리를 놓는 사람, 숀 탠 – 상실과 이방성을 그리는 상상의 사회학자숀 탠은 호주 퍼스 출신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현대 그림책이 다룰 수 있는 주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인물이다. 그는 《도착(The Arrival)》, 《빨간 나무(The Red Tree)》, 《잃어버린 것들(The Lost Thing)》 등에서 어린이 문학의 언어로는 좀처럼 다루기 어려운 이방성, 상실감, 사회적 주변인을 끈질기게 조명해 왔다. 특히 텍스트 없는 그래픽 노블 형식의 《도착》은, 말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심리적 여정을 정교한 시각 언어로 풀어내며 전 세계적 찬사를 받았다. 언어는 사라졌지만, 감정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부유한다.그의 작업은 ‘그림책’이라는 장르에 대한 ..

유아교육 2025.04.18

존 버닝햄의 초기 작품과 현대 유아교육의 연결 고리

아이들의 상상과 감정을 진지하게 존중한 작가, 존 버닝햄존 버닝햄은 그림책이 단순한 유아용 이야기를 넘어선 예술적 매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 영국 작가이다. 그는 《지각대장 존》,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우리 할아버지》 등의 작품을 통해 어린이의 현실과 상상을 잇는 독보적인 서사 구조를 구축했다. 특히 그의 초기작들은 1960년대 이후 영국 그림책 문화를 새롭게 정의했으며, 문학성과 회화성을 동시에 갖춘 드문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그림은 종종 투박하고 거칠며, 수채와 콜라주가 혼합된 자유로운 형식을 띠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 속에서 아이들의 감정과 세계를 진실되게 포착한다. 또한 이야기 구성에서도 어른이 통제하는 도덕적 교훈보다는 아이 스스로의 욕망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식을 택한다. 《깃털..

유아교육 2025.04.18

비주류 유럽 언어권 출신의 그림책 작가 8인 소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스웨덴)스웨덴 아동문학의 거장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삐삐 롱스타킹》을 통해 세계 아동문학의 지형을 바꿨다. 그녀의 작품은 억압적인 사회 규범에 저항하는 아이들의 자율성과 상상력을 중심에 둔다.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아이들의 내면에 있는 저항 정신과 독립성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구조를 갖고 있다. 린드그렌은 당시 금기시되던 주제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진지하게 다루었으며, 그 결과 그녀의 세계관은 오늘날 그림책 교육에서 ‘아동 주체성’의 대표적 모델로 평가된다. 그녀의 생애를 조명한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를 통해 그 철학의 배경도 확인할 수 있다.마리아 닐손 토레 (스웨덴)마리아 닐손 토레는 수채화의 부드러운 터치와 따뜻한 색감을 통해 아이들의 내면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

유아교육 2025.04.17

어린이 상상력 교육 관점에서 바라 본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환상성

환상성과 상상력: 크리스 반 알스버그 작품의 핵심 세계관크리스 반 알스버그(Chris Van Allsburg)는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현대 아동 문학에서 환상적 상상력을 가장 정교하게 구현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현실의 세계를 무너뜨리면서도, 그 파편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의미를 되짚게 한다. 《주만지(Jumanji)》와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해리스 버딕의 미스터리(The Mysteries of Harris Burdick)》 같은 대표작은 처음엔 단순한 모험 이야기로 읽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 내면의 심리와 세상의 이면을 깊이 있게 성찰하게 만든다. 특히 그의 그림책에서는 환상성(fantasy)이 단순한 마법이나 비현실적..

유아교육 2025.04.17